고급칫솔시장을 석권하고자 하는 질레트

 1998년 가을 미국의 질레트(Gillette)사는 크로스 액션(Cross Action)이라고 하는 최고급 칫솔을 4.99 달러라고 하는 아주 비싼 값에 내놓는다. 이것은 다른 고급칫솔보다 50% 이상 높은 가격이었다. 크로스 액션의 솔은 세 줄로 서 있는데 각 줄의 솔이 서 있는 각도가 서로 다르다. 이렇게 함으로써 입안의 노폐물을 훨씬 많이 그리고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는 것이 질레트가 이 제품에서 가장 크게 내세우고 있는 점이다. 또한 이것은 손잡이가 어른의 엄지손가락만큼이나 두껍다는 것도 특징이다.질레트가 크로스 액션을 개발하게 된 데는 크게 두 가지 배경이 있다. 첫째, 질레트는 최근에 매출, 이익, 주식값이 모두 떨어지는 바람에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것은 개발도상국에서의 매출이 신통치 않은데다가 새로운 면도기 마하 3(Mach 3)을 내놓는데 돈을 많이 썼기 때문이었다. 둘째, 이러한 난국을 타개하는데 있어서 칫솔시장은 좋은 해결책을 제공해 줄 수 있다. 왜냐하면 최근 이 시장은 매년 10% 이상 급성장하고 있고, 98년에는 그 규모가 이미 6억5천만 달러에 달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성장을 거듭하는 칫솔시장에서 요 몇 해 사이에 나온 신제품들은 주로 고급시장을 겨냥한 것이었다. 그러나 얼마 전 까지 어떤 회사도 감히 3 달러가 넘는 제품을 내놓지 못했다. 그 벽을 뚫은 것이 질레트 다음의 업계 2위인 콜게이트(Colgate)이다. 이 회사가 98년 가을에 선보인 토탈 프로페셔널(Total Professional)은 값이 3.3 달러이고 몇 가지 혁신적인 면을 갖추고 있다.오래 전부터 5달러 짜리 칫솔을 만드는 것은 질레트의 꿈이었다. 그러나 칫솔 하나에 무려 5 달러를 받으려면 정말로 우수한 제품이 필요하다. 그래서 이 회사는 몇 년 전에 디자이너, 마케팅전문가, 엔지니어 등으로 이루어진 개발팀을 만들고, 이들에게 획기적인 고급칫솔을 개발하라는 과제를 준다. 이들은 먼저 소비자들이 실제로 어떻게 이를 닦나 알아보기 위해 그들이 목욕탕에서 이 닦는 모습을 자세히 비디오카메라에 담는다. 그 결과 개발팀이 알아낸 주요사실은 다음과 같다.

– 대부분의 사람들이 위아래가 아닌 옆으로 칫솔을 움직인다.

 – 한번 이 닦는 시간은 평균 46초다(치과의사들이 권장하는 시간은 2분이다.

– 이 닦는 시간은 나이가 들수록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

개발팀은 사람들이 이를 닦을 때처럼 팔을 움직이는 로봇과 고속비디오카메라, 그리고 컴퓨터영상프로그램 등 각종 기자재 및 첨단기법을 동원하여 50 가지 이상의 시제품(prototype)을 테스트한다. 최고급칫솔 크로스 액션은 이런 과정을 거쳐 태어난 것이다.질레트는 또한 크로스 액션의 값을 정하기 위해 3.99 달러와 4.99 달러라는 두 개의 대안을 시장에서 미리 테스트해본다. 그랬더니 이 두 값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에 큰 차이가 없었다고 한다. 제품의 성능을 보아서는 4.99달러라는 값이 크게 문제되지 않을 것이라고 이 회사의 경영진은 확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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