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칸디나비아항공 마케팅

선택과 집중의 경영전략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마이클 포터(1990)[1])는 기업이 추구하는 경쟁우위의 종류와 선택하는 시장의 범위라는 두 차원에 따라 기본전략을 네 가지로 나눈 바 있다(그림 III-1). <그림 III-1>의 가장 중요한 시사점은 모든 산업에 다 들어맞는 단 한 가지의 전략만이 있지는 않다는 것이다. 사실 많은 경우에는 같은 산업  에서도 여러 개의 다른 전략이 성공적으로 쓰일 수 있다. 물론 산업의 구조에 따라 전략선택의 범위가 좁아질 수는 있겠지만, 단 하나의 전략만이 성공할 수 있는 산업은 없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기본전략의 개념에서 우리는 전략의 핵심은 경쟁우위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기업이 경쟁우위를 얻기 위해서는 확실하게 선택을 해야 한다는 것도 알 수 있다. 즉 기업이 경쟁사에 대해서 어떤 우위를 가지려면, 추구하는 경쟁우위의 종류와 활동할 시장의 범위를 명확히 정해야 하는 것이다.따라서 이것도 저것도 아닌 어정쩡한 선택을 한다던가 가능한 모든 전략을 동시에 추구하는 것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 어정쩡한 선택을 하면 전략의 방향이 뚜렷하지 않게 되고, 모든 전략을 동시에 추구하면 근본적인 모순점 때문에 어느 하나도 제대로 실행할 수 없다. 두 경우 모두 그 결과는 평균이하의 경영실적이 될 것이 뻔하다.

            

 

경 쟁 우 위

 

 

낮은 원가

차별화

넓은

표적

시장

원가우위

차별화

좁은

표적

시장

원가집중

집중적 차별화

 

 

<그림 III-1> 전략의 기본유형

 

여기에 소개하는 세 사례는 모두 집중적 차별화를 택한 회사들의 이야기다.SAS는 자주 여행하는 사업가들에게 집중하고 그들에게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질레트는 최고급 칫솔시장을 표적시장으로 정했다. 또 모빌 오일은 가격보다는 서비스에 민감한 사람들을 표적시장으로 하고 그들에게 여러 가지 부수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사례)뚜렷한 경영철학을 실천하고 있는 SAS

 

고객만족경영을 얘기할 때 반드시 언급되는 책이 하나 있다. 그것이 바로 유명한 ‘진실의 순간’이라는 책이다. 이것은 약관 38세에 적자에 허덕이는 스칸디나비아항공(SAS)의 사장에 취임하여 이 회사를 세계적으로 수준 높은 흑자회사로 바꿔 놓은 얀 카를존(Jan Carlzon)의 자서전적 경영서이다.SAS를 이용하는 승객의 수는 일년에 약 1,000만 명인데, 이들은 이 회사의 종업원 다섯 사람과 평균 15초씩 접촉한다고 한다. 이 15초를 카를존은 ‘진실의 순간’이라고 표현한 것이다. 한 번에 15초씩, 1년에 5천만 번 일어나는 이 ‘진실의 순간’이 회사에 대해 고객이 갖는 이미지를 결정짓고, 결국은 그것이 회사의 성공을 좌우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그러나 이 책에서 카를존이 정말로 전달하고자 하는 것은 이 15초 얘기가 아니다.이 책의 진짜 메시지는 경영자가 전략의 방향성을 명확히 설정해야 한다는 것과 그것을 시행하는 데 있어서는 부하들에게 자유재량권을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고객과 접촉하는 15초에 관한 이야기는 실은 그 다음에 중요한 논점이 되고 있다.사실 이 책에서 카를존은 기내식을 유료로 한다던가, 최신형 항공기보다는 구형 모델[1])을 쓴다던가 하는 등 고객을 최우선시하는 철학과는 거리가 먼 듯한 얘기를 몇 군데서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는 무언가 다른 것에 훨씬 높은 우선순위를 두고 있기 때문에 취한 것이고, 그런 의미에서 이런 것이 바로 SAS가 추구하는 고객위주경영의 발로라는 것이다.  그러면 SAS가 최우선순위를 두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을 이 회사는 다음과 같이 표현하고 있다.[1])

“자주 여행하는 사업가들에게 있어서 세계최고의 항공회사가 되는 것“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불필요한 것은 과감히 잘라내고 필요한 일에는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고 하는 경영방침을 명확히 하고 그것을 밀고 나간 것이 SAS의 핵심성공요인이라는 것이다.불황이 되면 일률적으로 모든 것을 줄인다는 얘기를 우리는 흔히 듣는다. 그러나 이것은 경영자의 무능을 나타내는 말일지도 모른다. 경영전략의 요체는 집중과 전개(deployment)이다. 일률적으로 삭감한다는 것은 축소균형을 꾀한다는 뜻인데, 이런 것이 좋은 경영전략일 수는 없다.이런 점을 이해한다면, 좋은 서비스회사는 필요한 때는 고객들에게 정중하게 “아니오”라는 말을 하는 회사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고객이 말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지 다 들어주는 게 진정한 서비스가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뚜렷한 사업전략이나 기업이념의 바탕이 없는 채 아무 의미 없는 미소를 흘리는 종업원과 마주친다거나 불필요한 과잉서비스를 받게 되면 고객은 짜증을 낸다.예를 들어, 고객은 값싸고 품질 좋은 물건을 사려고 슈퍼마켓에 간다. 그런데 그 곳에서 종업원이 아주 상냥하게 대하면서 똑같은 물건을 비싸게 팔고 있다고 하자.그렇다면 종업원이 아무리 부드럽게 손님들을 대해도 그들은 괘씸하다고 생각하며 발길을 돌리고 말 것이다.스칸디나비아항공 이야기는 뚜렷한 사업전략과 우선순위의 중요성을 새삼 깨우쳐주는 사례라 하겠다.

 


[1]) Poter, M.(1990), The Competitive Advantage of Nations, New York, N.Y.: The Free Press.

* 이와 관련한 카를존의 모토는 다음과 같다고 한다.  ‘우리는 사람을 실어 나르는 회사이지, 비행기를 운송하는 회사가 아니다’(“We fly people,  not planes!").

** 스칸디나비아항공의 새 슬로건은 다음과 같다.   “SAS: the businessman's airl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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